
얼마 전 카센터 갔다가 사장님한테 한 소리 들었어요. "아직도 5,000km마다 오세요?" 하는 표정으로 저를 보는데, 솔직히 좀 민망했습니다. 저도 그게 맞는 줄 알고 10년 넘게 그렇게 해왔거든요. 아버지한테 배운 방식이었고, 딱히 의심해본 적이 없었어요.
근데 알고 보니 이게 꽤 오래된 이야기더라고요. 엔진오일 기술도 바뀌었고, 차 엔진 구조도 달라졌는데 교환 주기 기준만 수십 년 전에 멈춰 있었던 거예요. 오늘은 이 부분을 제대로 한번 짚어보려고 합니다.
5,000km 공식, 어디서 나온 걸까요
5,000km 교환 주기는 1980~90년대 기준입니다. 당시 광물성 오일(일반 엔진오일)을 쓰던 시절에 만들어진 기준이에요. 그 시절 엔진 구조나 오일 품질로는 5,000km 정도면 성능이 눈에 띄게 저하됐거든요. 맞는 말이었습니다, 그때는요.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어요. 2010년대 이후 출시된 차량 대부분은 합성유(Full Synthetic) 기준으로 설계되어 있고, 합성유의 평균 수명은 10,000km에서 길게는 15,000km까지 올라갔습니다. 현대·기아차 공식 매뉴얼에도 일반 주행 조건 기준 10,000~15,000km 교환을 권장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5,000km마다 오일 갈던 건 어찌 보면 멀쩡한 오일을 버리는 거였던 셈이에요. 저도 꽤 오랫동안 그걸 반복했으니까요.
그럼 언제 갈아야 하나요, 기준이 뭔가요
차 종류랑 오일 종류에 따라 다릅니다. 크게 세 가지로 나눠서 보면 이해가 쉬워요.
광물성 오일을 쓰는 구형 차량은 여전히 5,000~7,000km 기준이 맞아요. 근데 2015년 이후 출시된 국산차 대부분은 합성유 기준이라 10,000km가 기본입니다. 수입차는 브랜드마다 다른데, BMW나 벤츠 같은 경우는 15,000km 또는 1년 중 먼저 도래하는 시점을 기준으로 삼아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차 글로브박스에 있는 매뉴얼 꺼내서 확인하는 거예요. 10년 넘게 차 몰면서 매뉴얼 한 번도 안 펴봤다는 분들 생각보다 많더라고요. 저도 그랬으니까요.
다만 주행 환경이 가혹하다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가혹 조건이라는 게 멀리 나가는 장거리 주행이 아니라, 오히려 단거리 반복 주행이에요. 출퇴근 거리가 5km 이하이거나, 매일 시내 정체 구간을 달린다면 엔진이 충분히 워밍업되기 전에 꺼지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오일 열화가 빨리 옵니다. 이럴 경우엔 제조사 권장 주기보다 20~30% 당기는 게 낫습니다.
오일 종류가 더 중요할 수도 있습니다
주기 얘기만 하다 보면 놓치는 게 있는데, 사실 어떤 오일을 쓰느냐가 훨씬 중요해요. 같은 10,000km라도 오일 품질 차이가 크거든요.
엔진오일 등급은 API 규격으로 나뉘는데, 2025년 현재 기준으로 가솔린 차량엔 API SP 이상을 권장합니다. 그 아래 등급인 SN이나 SM은 구형 차량에는 맞지만 최신 엔진엔 적합하지 않을 수 있어요. 점도 기준도 중요한데, 가장 많이 쓰는 건 5W-30이나 5W-40이고, 요즘 연비 중시 설계 차량은 0W-20을 쓰기도 합니다. 이것도 결국 매뉴얼 확인이 답이에요.
카센터에서 별 말 없이 갈아주는 오일이 내 차에 맞는 규격인지 한 번쯤 물어봐도 됩니다. 귀찮게 구는 손님 될까봐 못 물어본다는 분들 있는데, 이건 당연히 물어봐야 할 내용이에요.
솔직히 말하면, 너무 자주 갈 필요도 없습니다
근데 여기서 반대 얘기도 해야 할 것 같아요. 일부 카센터나 오일 브랜드에서 "3,000km마다 교환"을 권장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건 솔직히 마케팅에 가깝습니다. 현대적인 합성유와 현대적인 엔진 구조에서 3,000km 교환은 과잉 정비예요.
미국 자동차 협회 AAA도 몇 년 전에 "3,000km 교환 신화는 현대 차량에 적용되지 않는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어요. 불필요한 교환이 오히려 환경 낭비라는 지적도 함께 나왔고요.
저는 이게 좀 화가 나는 부분이에요. 자동차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일수록 "자주 갈수록 좋다"는 말에 속기 쉽거든요. 저도 한동안 그랬고, 돌이켜보면 꽤 쓸데없이 돈을 쓴 것 같습니다. 정보가 없으면 그냥 당하는 거예요, 이 바닥이.
오일 상태 직접 확인하는 방법
굳이 카센터 가지 않아도 오일 상태 간단히 확인할 수 있어요. 엔진 식힌 상태에서 보닛 열고 오일 딥스틱 뽑아서 닦은 다음 다시 꽂았다 빼면 됩니다. 오일이 노란빛이나 갈색이면 정상, 검은색에 가깝고 끈적임이 심하면 교환 시기가 된 거예요.
양도 확인해야 해요. 딥스틱의 MIN과 MAX 사이에 있으면 정상인데, MIN에 가깝거나 이하면 보충이 필요합니다. 오일이 줄었다는 건 어딘가 새거나 연소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어서, 이런 경우엔 카센터에서 점검받는 게 맞습니다.
한 달에 한 번 정도 이것만 해줘도 엔진 상태 파악하는 데 꽤 도움이 돼요. 처음엔 귀찮아 보여도 익숙해지면 2분이면 끝나요.
결국 자동차 관리에서 제일 무서운 게 "대충 맞겠지" 하는 생각인 것 같아요. 저도 그 생각으로 10년을 보냈거든요. 내 차 매뉴얼 한 번만 펴보면 바뀌는 것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당신은 마지막으로 매뉴얼 펴본 게 언제예요?
엔진오일 합성유와 광물성 오일, 혼용해도 되나요?
긴급 상황에서 소량 보충하는 건 큰 문제 없지만, 정기적으로 혼용하는 건 권장하지 않습니다. 합성유와 광물성 오일은 기유 성분이 달라서 장기 혼용 시 오일 열화가 빨라질 수 있어요. 보충 후 가능한 빨리 전량 교환하는 게 좋습니다.
엔진오일 셀프 교환, 초보도 할 수 있을까요?
공구와 폐오일 처리 방법만 알면 가능합니다. 드레인 볼트 풀고 오일 빼고 필터 교환 후 새 오일 넣는 순서인데, 유튜브에 차종별 영상이 잘 나와 있어요. 다만 폐오일은 일반 쓰레기로 버리면 안 되고, 주유소나 카센터에 맡겨야 합니다. 처음엔 카센터에서 한 번 보고 나서 따라 하는 게 실수를 줄이는 방법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