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여름에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차 세워놓고 타이어 멍하니 바라본 적 있어요. 뭔가 이상한 것 같은데, 눈으로는 잘 모르겠고. 그냥 출발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공기압이 권장치보다 15kPa 이상 낮았어요. 그 상태로 200km 넘게 달린 거였죠.
타이어 공기압은 눈으로 봐서는 모릅니다. 10~20% 빠져도 겉보기엔 멀쩡해 보여요. 근데 그 상태로 계속 달리면 연비 떨어지고, 타이어 수명 깎이고, 최악엔 고속 주행 중 블로우아웃(파열)으로 이어질 수 있어요. 오늘은 공기압 체크를 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직접 경험 바탕으로 풀어볼게요.
공기압이 낮으면 실제로 어떤 일이 생기나요
연비부터 달라져요. 타이어 공기압이 권장치보다 10kPa 낮으면 연비가 약 0.5~1% 저하된다는 게 한국타이어 기술 자료에도 나와 있어요. 수치만 보면 별거 아닌 것 같지만, 1년 단위로 계산하면 기름값 몇만 원 차이가 납니다.
더 큰 문제는 타이어 마모예요. 공기압이 낮으면 타이어 가장자리 쪽이 먼저 닳아요. 반대로 너무 높으면 가운데만 닳고요. 이렇게 편마모가 생기면 타이어 수명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 수 있어요. 타이어 한 짝에 10만 원 넘는 시대인데, 관리 하나로 수명이 갈립니다.
그리고 고속 주행 안전 문제. 공기압 낮은 타이어는 열이 더 많이 발생해요. 여름철 뜨거운 아스팔트 위에서 장거리 달리다 보면 타이어 내부 온도가 급격히 올라가는데, 이게 블로우아웃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실제로 있어요. 고속도로 타이어 파열 사고 원인 중 상당수가 공기압 불량이라는 건 국토교통부 사고 분석 자료에도 나옵니다.
적정 공기압, 어디서 확인하나요
차마다 달라서 인터넷에 검색하면 안 됩니다. 내 차 기준은 운전석 도어를 열면 문 안쪽 프레임에 스티커로 붙어 있어요. 거기에 앞바퀴, 뒷바퀴 권장 공기압이 kPa 또는 PSI 단위로 적혀 있습니다.
보통 국산 중형차 기준으로 240~260kPa(35~38PSI) 정도가 많아요. SUV는 조금 더 높고, 경차는 낮은 편이고요. 타이어 옆면에 적힌 숫자는 최대 공기압이지, 권장치가 아닙니다. 이걸 헷갈리는 분들이 꽤 있어요. 타이어에 적힌 숫자 그대로 넣으면 너무 딱딱하게 됩니다.
한 가지 더, 공기압은 타이어가 차가울 때 측정해야 정확합니다. 주행 직후엔 열로 인해 공기압이 일시적으로 올라가거든요. 아침에 출발 전이나, 주행 후 30분 이상 식힌 다음 측정하는 게 맞아요.
셀프 체크, 이렇게 하면 됩니다
공기압 게이지 하나만 있으면 돼요. 다이소에서 3,000~5,000원짜리 펜형 게이지 팔고, 디지털 타입은 1~2만 원대면 구할 수 있습니다. 저는 3년째 디지털 게이지 하나 차에 굴리고 있는데, 아직도 잘 써요.
방법은 단순해요. 타이어 밸브 캡 돌려서 빼고, 게이지 꽂아서 수치 확인하면 끝입니다. 네 바퀴 다 해도 5분이면 돼요. 수치가 낮으면 주유소나 마트 주차장 입구에 공기 주입기 있는 데 가서 넣으면 됩니다. 요즘은 디지털 자동 주입기도 많아서 원하는 수치 입력하면 알아서 맞춰줘요.
공기 빼는 것도 가능한데, 밸브 안쪽 핀을 살짝 눌러주면 바람이 빠져요. 게이지 뒤쪽에 이 핀이 달린 제품들도 있고요. 과하게 넣었을 때 쓰는 방법이에요.
저는 한 달에 한 번, 주유할 때마다 습관적으로 체크합니다. 귀찮긴 한데, 한 번 타이어 펑크 난 이후로는 그냥 하게 되더라고요. 그 사건 이후로 공기압에 대한 태도가 완전히 바뀌었어요.
근데 솔직히, TPMS 있으면 됐지 않나요
요즘 차엔 TPMS(타이어 공기압 경보 시스템)가 기본으로 달려 있어요. 2013년 이후 국내 출시 신차에는 의무 장착이거든요. 경고등 뜨면 그때 가면 되지, 매달 체크할 필요 있냐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저도 한동안 그렇게 생각했어요.
근데 TPMS는 공기압이 권장치보다 25% 이상 낮아져야 경고등이 들어옵니다. 즉, 경고등이 안 켜진 상태에서도 10~20% 빠진 채로 달리고 있을 수 있다는 얘기예요. 경고등은 "이미 많이 빠졌다"는 신호지, "지금 적정하다"는 신호가 아닙니다. 이 차이가 꽤 커요.
그리고 간접식 TPMS는 각 바퀴 공기압을 따로 측정하지 않고 ABS 센서로 간접 추정하는 방식이라 정확도가 낮아요. 경고등 안 뜬다고 안심하면 안 된다는 거예요. 셀프 체크를 아예 안 해도 되는 수준은 아직 아닙니다.
공기압 하나가 연비, 타이어 수명, 주행 안전까지 다 건드린다는 게 처음엔 좀 과장처럼 들릴 수도 있어요. 저도 그랬으니까요. 근데 막상 제대로 관리하기 시작하니까 체감이 됩니다. 핸들링이 조금 더 정확해지고, 연비도 미묘하게 올라가요. 10분짜리 습관이 차 한 대의 상태를 꽤 많이 바꿔놓더라고요. 여러분 차 타이어, 마지막으로 체크한 게 언제인가요?
타이어 공기압, 계절마다 다르게 맞춰야 하나요?
기온이 10도 내려가면 공기압은 약 7~10kPa 낮아집니다. 그래서 겨울에는 여름보다 공기압이 낮게 측정될 수 있어요. 별도로 맞추기보다는 계절이 바뀔 때 한 번 체크해서 권장치에 맞춰주는 게 좋습니다. 겨울용 타이어로 교체하는 경우엔 그 타이어의 권장치를 따로 확인해야 해요.
질소 충전, 일반 공기랑 차이가 있나요?
질소는 산소보다 분자가 커서 타이어 밖으로 새는 속도가 느리고, 수분이 없어서 온도 변화에 따른 공기압 변동이 적다는 장점이 있어요. 항공기나 레이싱카에서 쓰는 이유가 그거예요. 하지만 일반 도로 주행에서 체감 차이는 크지 않습니다. 유료로 충전할 필요까지는 없고, 중간에 보충할 일 생기면 그냥 일반 공기 넣어도 섞어 써도 됩니다.